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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頭Red Apple3 

이미지 미래로 가는 폴 세잔(Paul Cézanne) 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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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萬頭권두안 댓글 0건 조회 1,348회 작성일 24-10-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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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l.jpg2013년 5월 13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폴 세잔(Paul Cézanne, 1839~1906)의 정물화 ‘사과(Les Pommes,1889~1890)’가 예상 낙찰가 2500만~3500만달러를 훌쩍넘어 4160만달러(약 450억원)에 낙찰됐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특별한 점을 찾기 어려운, 사과 몇 개를 그린 정물화 한 점이 서울의 고가 아파트 수십 채와 맞먹는 가격이라니.

예술은 현재를 관찰하고 미래를 향하는 창작의 세계다. 현실적 감각으로 들여다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흔한 과일 ‘사과’를 화폭에 옮겨 인상주의가 대세였던 당시 유럽의 화풍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세잔은 ‘현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아버지의 뜻 거부하고 화가가 된 세잔

뛰어난 상술로 부자가 된 루이 오귀스트 세잔의 맏아들로 태어난 폴 세잔은 당시 브루주아 계층의 도련님들이 다녔던 기숙학교 프랑스 부르봉에서 최고의 인문교육을 받았다. 이곳에서 후에 프랑스의 대문호 에밀 졸라를 만난다. 따돌림을 당하던 졸라의 벗이 된 세잔은 서로 격려하며 화가의 꿈을 꾸게 된다. 당시 졸라가 세잔에게 고마움을 담은 사과 한 알을 건넸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세잔은 혁명의 시대를 관통했다.

종교혁명, 정치혁명을 거치면서 브루주아 계층이 등장했고, 산업혁명, 기술혁명의 물결로 풍요로운 미래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격변의 시기였다. 세잔은 1861년 법학과 진학을 포기한다. 판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파리에서 화가의 길에 들어선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국립미술학교 입학시험에 낙방하고, 낙선전에 조차 22년 간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세잔은 포기하지 않았다. 파리를 떠나 약 30㎞ 떨어진 퐁투아즈에 머물면서 인상주의 화풍을 배우고 연구했다. 화가의 길에 들어선 지 20여년이 지난 1880년대 말부터 세잔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통 파괴의 비밀을 담은 사과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던 시기,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세잔의 사과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걸까. 사진이 발명되기 전까지 그림은 기록의 역할을 맡았다. 보이는 그대로 정확하게 대상을 화폭에 담는 것. 여기에 빛을 담아내기 위해 인상주의는 사물의 경계를 흐렸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공기의 떨림, 빛의 움직임을 담아내려 했다면 세잔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자연을 관찰하는 데 머물지 않고 감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단순한 재생산이 아니라 조형적인 균형을 유지하면서 이를 색채로 표현해 자연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였다. 세잔의 정물화는 색채를 대비시키고 구도를 파괴하면서도 안정감을 준다. 바구니에 담긴 사과는 곧 쏟아질 듯 위태롭다.

그렇다고 낯선 숲속에서 건네는 마귀할멈의 바구니 속 ‘백설공주의 사과’처럼 예쁘지도 탐스럽지도 않다. 테이블보는 아래로 쏠려 어지럽게 놓인 사과가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굴 것만 같다. 게다가 유리병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접시 위에 놓인 과자는 공중을 부유하는 듯 하다.

구도만 보자면 당시 전통적이었던 수학적 원근법과 르네상스 시대부터 이어져 온 명암법에도 따르지 않아 어색하고, 자연을 화폭에 아름답게 옮기는데 주력했던 당대의 화풍을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잔의 정물화는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그림이 단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1885년 무렵부터 세잔은 조형의 명확한 증거를 더 구체화하는 데 노력했다.

이와 더불어 자연의 복합적인 성질의 보편성을 찾아내고자 했다. 바로 자연은 불완전하고 늘 흔들린다는 것. 세잔은 사과를 놓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니 썩어나가는 사과도 부지기수였다.

원근법을 하나로 보지 않고 복합적으로 사용했다. 다양한 요소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 그림 속 사과는 관람자에게 갈등의 메시지로 다가오기도 한다. 오브제가 존재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뻔한 사과 그림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말을 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다.

‘화가들이 사랑했던 화가'

세잔의 작품을 처음 산 사람은 폴 고갱이다. 증권거래소 주식중개인 시절 고갱이 세잔의 그림에서 비범함을 간파한 것. 세잔의 사과 정물화에서 비범함을 발견한 피카소는 그를 ‘유일한 스승’이라며 치켜올렸다.

상징주의 화가이자 비평가인 모리스 드니(Maurice D
enis 1870~1943)는 세잔의 그림에 반해 경외심을 담은 그림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역사상 유명한 사과가 셋 있는데, 첫째가 이브의 사과이고, 둘째가 뉴턴의 사과이며, 셋째가 세잔의 사과이다. 평범한 사과는 먹고 싶지만 세잔의 사과는 마음에 말을 건다"
(빨간사과 셋?)
 사족 하나. 100여년이 지난 지금 역사를 바꾼 사과를 꼽으라면 앨런 튜링의 사과와 스티브 잡스의 사과가 추가될 듯 싶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잔의 사과가 마음에 말을 걸었다면, 튜링과 잡스의 사과는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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