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인문] 아이비리그 원탑 프린스턴 대학의 인문학에 대한 시선
萬頭권두안
2025-05-15 (목) 00:47
6개월전
1861
현금 '한국의 사법부와 검찰 그리고 의료계를 두고서 장탄식 하는 사람들을 미디어를 통해 자주 본다. 이는 국가체는 물론이요, 공통체의 중층구조를 뿌리부터 뽑아 버리는 현상이기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질 않은가 하는 생각. 굳이 원인의 경중과 순서를 따지자면 정치권이나 금권을 따지고 하기 전에 먼저 사법부와 검찰의 잘못이다. 스스로 권위와 정체성, 방향성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꼴이기 때문. 의료계는 의료대란이나 저간의 사정을 들어 상술하고 싶지는 않다. 짐작하면 될 일이다. 어쨌건 철학의 빈곤이다. 참담한거다. 인문의 부재에서 기인된 문제란 생각 끝에 서철(서양철학)에 기반된 미국의 인문학은 어떨까 하는 생각 끝에 넷에서 자료를 서치해보았고, 다소간 놀라운 발견을 하게된다. ![]() 하고자 하는 얘기의 본질은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동철과 서철의 차이점에 대해 적시해 볼 것 같으면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굳이 요약을 해보면 크게 틀리진 않을것 같다. 또 이렇게 나뉘고 보니 분명 동철과 서철에는 존재론에서 인식론까지 확연한 차이점이 있음을 알게된다,(동철의 특징, 학교 다닐 땐 크게 관심이 가지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또 어떤게 우월한가? 라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나 개인적인 관점에선 동철이 서철을 구축하거나 견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만 한다.(적어도 중세기 까지만 해도 그랬다고 생각함) 어찌되었건 작금의 한국 법조계나 의료계를 보는 가운데 왜 '인문학'에 대해 넷서치를 하게되었는가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법과 의료, 이 두 카테고리는 사이언스나 물리학, 컴퓨터 공학 또는 기술을 습득하는 카테고리가 아닌 '총체적 인간의 재문제'를 직접적이고도 결정적으로 다룬다란 것이다. 사법부와 검찰은 인간의 '생사여탈(生殺與奪: 살리고 죽이는 일과 주고 빼앗는 일)권'을 다루고, 의료는 '의술(醫術)은 인술(仁術)'이란 말에서 당연히 알게되듯 불문곡직, 직접적인 인간생명권을 다루는 숭고한 카테고리다.(이국종 교수 같은 분도 있다란 걸 떠올리면 이해가 빨라진다) 인문학적 소양교육은 커녕 대학졸업도 하기 전에 사법고시를 패스해서 '소년급제'란 소릴 듣던 '시험 잘보는 기계' 수준의 사람이 검사가, 판사가 되기 위해 2년여간 연수원에 들어가 법을 다루는 기술을 연마하고, 배우며 법 기능공이 된다. 인문학적 사유체계나 교육은 비집고 들어갈 틈은 거의 없다, 철학이나 인문(간)학 보다는 가일층 사람 잘때려잡아 감옥에 가두는 검사의 '기술'과 생사여탈권을 거머쥐고 재판정을 장악, 추상같은 판결 내리기에 관한 기술을 배운다.(2년이면 대략 법기술자, 기능공이 된다) 직후 영감님이 되는 것. 20대 초, 중반의 시험치는 기계들, 1급 '법기능공'들이 되어 보무도당당히 법조시장으로 진출하신다. 어쩜 작금 사법부의 수준이나 검찰의 수준은 그리 이상할게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사법부 스스로들이 법관의 양심부재와 정치병(특정지역, 이념, 진영논리)에서 비롯된 자업자득이란 말이 설득력 있을 수 밖에 없다. 인문학적 소양이 부재한 법기계들에게 관복을 입힌다는것은 곧 화약 공장에서 애들에게 라이터를 쥐어준 꼴 다름 아니라고 하면 너무한 얘길까? 작금 목불인견의 수준들을 놓고볼 때 고개가 절로 끄덕여짐이다. 시셋말엔 이런게 있다. ![]() <검사들의 막장드라마를 영화화 한 더킹> "검사(판사)짓 10년 하면 멀쩡하던 인간도 이상해진다"는 것도 있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경험이 일천하고 어리다고 하여, 경험에서 득하게 되는 지혜와 법철학이 없다고 단정할 순 없으나 메이크센스 하지는 않다. 이 건 어느분야건 마찬가지다. 소똥에도 층계가 있듯이 단계와 물리적 시간속에서 득하게 되는 지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어쨌건 전술과 같이 '그래서 미국의 인문학은 어떨까?' 하고 서치를 해 본 것이고, 다소 의외,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란 얘기다. 다음과 같다. ![]() 이렇듯 아이비리그 원탑으로 여겨지는 프린스턴 대학엔 법대, 의대, 경영대와 같은 단대(College)들은 없는것 같았다. 이게 무슨 명문이람? 표면상으로 봐도 프린스턴의 알려진 명성에 비해 일견 '꼴이 이게 뭔가' 싶을것도 같다. 그래선지 간혹 새로이 총장이 부임하면 '우리도 로스쿨 만들어 판검사, 변호사 배출하고, 메디컬 스쿨도 만들어서 의사 배출하고 하면 학교 경영에도 기여가 엄청날 것이고, 학교 명성에 걸맞는 전문인을 배출 할 것 아닌가? 폼나잖아?' 라며 이런 단대를 추진하려들면 난리가 난다란걸 알게되었다, 왜 반대를 해? 총장의 의도를 동문들이 눈치채고 몰려와 "절대 안된다"고 강력히 반대한다는 것인 바, 그 이유가 또 그렇게 합리적일 수 밖에 없는건, "돈이 필요해서 그런가? 그럼 우리 동문들이 대주겠다"고 하기에 반박하려는 첫 단계에서 논리가 무너진다. 이는 마치 조선의 경향각지 신진사대부나 유생들이 성균관이나 궐앞에 몰려가 '오랑캐 청나라와 외교라니 대명천지에 이 무슨 참화입니까? 아니되옵니다!'라는 사극 농성장의 장면과 흡사할 것 같다.^^ 필자 주) 부지불식간 자주 쓰는 표현 중 '대명천지'란 말은 매우 아프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한 말이다. 이는 본디 "대명(명나라)의 천지(세상)"란 뜻으로 아주 지독한 사대주의적 의미의 표현이었기 떄문이다. 그러다 명이 망하고 청이 들어선 이후론 관용적 표현으로서 "크게(大) 밝은(明) 하늘(天)과 땅(地)"이라는의미로 쓰는 일이 생겼다. 그렇다곤 하나 언젠가 역사학과 교수도 그 어원을 모르는 듯 일없이 저런 말을 쓰는걸 보고 기겁을 한 적이 있다. 동문들은 일제히 "우리 후배들 한테는 당장 변호사가 되고, 의사가 되고, 기업 CEO가 되는 그런 기계적인 커리큘럼이 아닌, 4년 동안 최고급 인문학 교육을 먼저 하라"고 주장한다. 그 만큼 인문사회과학이 바탕되어야 한단게 더 중요하다는 걸 웅변하는 셈이다. 참으로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거듭, 프린스턴엔 의학전문대학원, 로스쿨, 경영대학원 같은 전문대학원이 없는 학부중심 대학이며 학습량이 끔찍하기로 소문난 학교여서 캠퍼스에서 웃으며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생들이 아니라 학교를 투어하러 온 관광객들이다. 이런 인문사회학적인 고민과 공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을 최고급으로 거친 후 검사가 되고, 판사가 되고, 의사가 되어야 더 공적인 검사가, 판사가, 인간본위의 의사가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아니하다면 법기술자, 의료기술 기능공만 배출 할 뿐이란 사회 철학이 담긴 고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란 걸 알게된다. 그러니깐 프린스턴대학의 교육철학을 정리하자면 미국 유수 대학교에 있는 전문대학원인 의학전문대학원, 로스쿨, MBA 같은건 없다. 관료•정책가•정치인 등을 육성하기 위한 전문대학원인 공공정책대학원(SPIA; School of Public and International Affairs) 정도가 각종 대학평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순수 학문을 포커스해서 뛰어난 학자를 배출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프린스턴 학부 졸업생들의 주요 진로는 뭐니 뭐니 해도 금융권과 IT 분야인 것 같았다. ![]() 세간에 알려진 거물급 동문들을 봐도 금융권과 IT 업계 쪽에 엄청나게 많다. 201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의 저자 앵거스 디턴, 201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던컨 홀데인, 202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맥멀린 등이 있다. 그러니깐 딱히 인간의 생사여탈권을 좌우하는 법과대학과 '의술은 인술'이란 말을 실천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학과들은 배제하는 가운데 인문학, 물리학, 천문학, 철학, 경제학, 자연과학, 공학, 수학, 사회과학 등 순수학문에서 세계 초일류 부동의 1위란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뭣보다 인문학에 대한 학습을 먼저 한 후 검사, 판사, 의사가 되라. 즉, 인간에 대한 내밀한 성찰을 완성적으로 먼저 이루게 하려는 정책이 맘에 든다. 과거 20대 후반의 검사나 판사에게 영감님, 영감님 하며 조아려야 하는 문화는 참담할 뿐이란 생각이 드는 가운데 프린스턴 대학 동문들이 콕찝어 법과 의술에 대한 인문학 중시의 언표(言表)로서 공고한 태도는 참으로 귀감이 된다 하겠다. 시법부의 권위와 독립은 누가 따로 지켜주지 않는다. 스스로 지킬 수 밖에 없다. <만두 권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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