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작은 행성에서 ‘비아’를 적으로 착각하지 말라
작성자 萬頭권두안
작성일 26-02-02 20:31
조회 30
댓글 0
본문
도전과 응전, 정반합, 그리고 한반도 중립국의 철학

인류는 한때 ‘승리’를 꿈꾸며 전쟁을 치렀다. 승리하면 더 나은 세계가 열릴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핵무기가 등장한 이후, 전쟁은 더 이상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전쟁은 곧 공멸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이제 전쟁은 특정 국가의 승패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생존 여부를 좌우한다.
1963년 6월, 냉전의 중심에서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이 사실을 정치의 언어로 끌어올렸다. 그가 미국 아메리칸 대학에서 남긴 이른바 ‘평화연설’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선언이었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모두 이 작은 행성에 살고 있으며, 같은 공기를 마시고,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존재라고. 정치 지도자가 적을 악마가 아닌 인간으로 부른 순간이었다. 냉전의 문법에서 이 발언은 거의 금기였고, 그래서 더욱 급진적 인류지향 선언이 된다.
케네디가 겨냥한 것은 ‘전쟁의 상대’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사유 방식’이었다. 적을 제거해야 평화가 온다는 믿음은, 핵시대의 현실에서는 자살의 논리가 된다. 그러므로 케네디의 선언은 아름다운 도덕이 아니라 냉철한 진실이었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함께 살아남는 길 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진실.
그런데 인류가 이렇게 자주 전쟁이라는 결론으로 미끄러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생각보다 깊은 곳에 있다. 그것은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오래된 방식, 즉 아(我)와 비아(非我)의 구분에서 비롯된다.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하는 힘은 존재의 기초다. 구분이 있어야 정체성이 생기고, 정체성이 있어야 성장도 가능하다. 문명 또한 마찬가지다. 문명은 늘 어떤 ‘비아’를 만나며 성장했다.
토인비는 이 구조를 ‘도전과 응전’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문명은 도전을 받고, 그 도전에 응전하며 발전한다. 이 응전이 바로 기술을 낳고, 제도를 낳고, 예술과 사상을 낳는다. 다시 말해, 문명의 진화는 늘 ‘비아’라는 타자와 함께 시작된다. 그 타자는 위협이기도 하고 자극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도전이 반드시 전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정반합의 논리는 더욱 분명하게 말한다. 정(正)이 있고 반(反)이 나타나면, 문명은 그것을 합(合)으로 끌어올리는 능력을 통해 성숙한다. ‘합’이란 굴복이나 제거가 아니라 승화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인류는 너무 자주 반(反)을 만나는 순간, 그것을 합으로 나아갈 재료로 보지 않고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한다. 반을 적으로 오해하는 순간, 정반합은 발전의 계단이 아니라 파괴의 폭발물이 된다.
이때 생기는 것이 ‘해석의 오류’다. 원래는 문명을 발전시키는 구조를 전쟁으로 비화시키는 오류. 말하자면 문명은 자신이 가진 발전 논리를 스스로 뒤집어, 퇴행의 논리로 바꾸어 버린다. 정반합의 본래 목적은 전쟁이 아니라 인간의 확장인데, 인류는 그 과정을 너무 쉽게 ‘파괴의 정당화’로 해석한다.

이를 개인의 삶에 대입하면 더욱 선명하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수많은 비아를 만난다. 나를 부정하는 타인, 나를 밀어붙이는 사회, 나를 시험하는 고통. 그러나 그 비아를 모두 ‘적’으로 규정하는 사람은 성장하지 못한다. 세상은 적으로 가득한 정글이 되고, 삶은 공격과 방어의 끝없는 반복으로 피폐해진다. 반대로 비아를 ‘훈련장’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성숙한다. 고통은 의미가 되고, 갈등은 지혜가 된다. 결국 개인의 성장은 비아를 이해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문명의 발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개인의 발전단계를 확장하면 그것이 곧 문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개인의 정신이 성숙하면 사회도 성숙하고, 개인의 해석이 폭력적이면 문명도 폭력적이다. 그러므로 비아는 적이 아니라, 나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적이 아니라 거울이다. 그 거울 속에서 나의 한계가 드러나고, 그 한계를 넘어설 때 세계가 넓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이 작은 행성에서 아와 비아를 적대적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정확히 말하면, 구분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구분은 인간 존재와 문명의 성장에 필수적이다. 다만 구분을 적대와 전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멈춰야 한다. 비아를 나와 적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 통찰은 한반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반도는 오랫동안 ‘구분의 땅’이었다.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체제와 삶의 방식으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비극은 그 구분이 ‘적대’로 굳어졌다는 데 있다. 정과 반이 합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파괴적 대립으로 멈춰 버린 상태. 바로 그것이 분단의 실체다.
이 지점에서 ‘한반도 중립국’과 ‘1국 2체제’는 단지 외교적 장치가 아니라 철학의 제도화로 읽힌다. 상대를 제거하지 않는 제도. 상대를 인정하는 정치. 흡수하지 않고 공존을 설계하는 구조. 정과 반이 무력으로 결론 나는 것이 아니라, 제도 속에서 합으로 나아가도록 길을 내는 장치가 바로 중립의 의미다.
케네디가 말했던 “작은 행성”의 진실은 결국 이런 말로 귀결된다. 전쟁으로 상대를 끝장내는 방식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남는 것은 두 가지뿐이다. 공존의 문명 혹은 자기파괴의 문명. 그리고 그 선택은 거대한 국제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비아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의 문제다.
나는 이 말을 분명히 하고 싶다.
나와 비아는 나와 적이 아니다.
비아는 나를 위협하는 대상이 아니라, 나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 거울이다. 작은 행성에서 살아남기 위한 문명의 최소 윤리이자, 최대 전략이다.
-만두의 객석, 권두안JD-
-만두의 객석, 권두안JD-
참고자료

한반도 중립국(1국 2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 공동합의문.(명확화·오해 방지 수정본)
※ 본 문서는 정책·협상 초안(예시)이며, 실제 조약/협정 체결 시 국제법, 국내법, 제재 체계 및 당사국 합의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 본 문서는 정책·협상 초안(예시)이며, 실제 조약/협정 체결 시 국제법, 국내법, 제재 체계 및 당사국 합의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중립국(1국 2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 공동합의문
[전문(Preamble)]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민족의 공동 번영을 위하여,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공고한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외세의 간섭과 대결을 배제한 '중립적 안정지대'로서 한반도를 재구성하며, 상호 체제와 관할권을 존중하는 기초 위에 "1국 2체제(One State–Two Systems)" 방식의 연합형 국가구조를 단계적으로 실현하기로 합의한다.
남과 북은 군사적 충돌을 영구히 방지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제도화하며, 경제·인도주의·재난·보건 등 비정치적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여 평화를 불가역적인 현실로 정착시킨다.
이를 위하여 남과 북은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제1장 총칙
제1조(목적)
본 합의는 다음 각 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체결된다.
1. 상호 불가침 확약 및 일체의 적대행위 중단
2. 정전체제의 완전한 종식 및 평화체제로의 전환
3. 한반도 중립국(Neutral Peninsula State) 지위 확보 및 구축
4. 상호 체제를 존중하는 1국 2체제 연합형 국가구조 수립
5. 군사적 위기 억지 및 상설 위험관리 체계 확립
6. 경제, 인도주의, 보건 및 재난 대응 협력의 제도화
제2조(용어의 정의)
본 합의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연합체(Confederation)"란 남과 북이 각자의 주권, 정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외교·안보 등 합의된 특정 분야의 권한을 공동기구에 위임하여 행사하는 국가 결합 형태를 말한다.
2. "중립(Neutrality)"이란 어떠한 외부 세력의 군사적 분쟁에도 개입하지 않으며, 자국 영토를 특정 국가나 군사동맹의 공격 발진 기지로 제공하지 않는 '무장 중립(자위적 방어력 보유를 포함하며 비무장화를 의미하지 아니함)' 상태를 말한다.
3. "핵억지력(Nuclear Deterrent Capability)"이란 한반도 내 전쟁 발발 억제 및 외부 침공 방지를 위해 유지되는, 엄격히 통제된 '방어적 전략 수단'을 의미한다.
제2장 1국 2체제 연합구조
제3조(1국 2체제 원칙)
1. 남과 북은 일방에 의한 흡수통합을 배제하며, 1국 2체제 원칙에 기초하여 평화적 연합을 추진한다.
2. 남측과 북측은 각자의 헌법적 질서, 정부 형태, 사법 제도, 경제 및 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상호 존중한다.
3. 남북 간의 공동 사무는 양측이 합의하여 구성한 공동기구를 통해 수행하며, 그 구체적 범위와 권한은 본 합의 및 부속서에 따른다.
제4조(연합 헌장 제정)
1. 남과 북은 본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한반도 중립연합 헌장(NPC Charter)"을 공동으로 제정한다.
2. 연합 헌장에는 공동기구의 권한, 합의 이행 절차, 분쟁 해결 메커니즘 및 중립 지위 준수를 위한 감독 체계를 규정한다.
제3장 핵안정 및 핵억지력 체계
제5조(핵억지력의 제한적 유지 및 관리)
1. 북측이 보유한 핵전력은 한반도의 전략적 안정과 전쟁 억지를 위한 '방어적 수단'으로서 제한적으로 유지·관리된다.
2. 본 핵억지력은 오직 다음 각 호의 목적에 한하여 운용된다.
1) 외부로부터의 침공 및 핵공격 억제
2) 한반도 내 전면전 및 대량살상 충돌의 방지
3) 확전 방지 및 위기 상황의 안정화(Crisis Stability)
3. 북측은 핵전력을 공격, 강압, 영토 확장 또는 정치적 위협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아니하며, 본 합의에 따른 통제 및 안전 관리 체계를 철저히 준수한다.
4. 북측은 핵무기, 관련 기술, 물질 및 투발 수단의 제3국 이전, 확산 또는 거래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본 합의에 따른 신뢰조치 및 협력 조치는 정지되며, 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본 합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종료할 수 있다.
5. 본 조의 이행은 제6조(선제불사용) 및 제7조(핵위험관리위원회)의 규정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제6조(핵무기 선제불사용 및 사용 제한)
1. 북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음(No First Use)을 확약하며, 이를 본 합의의 핵심 안정 원칙으로 한다.
2. 북측은 다음 각 호의 상황이 명백히 확인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아니한다.
1) 핵무기 또는 이에 준하는 대량살상무기(WMD)에 의한 공격을 받은 경우
2) 국가의 존립과 생존을 위협하는 전면적인 무력 침공이 개시된 경우
3. 남과 북은 오판이나 오인에 의한 우발적 핵 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부속서 2(핵위험관리규정)'에 명시된 비상시 통보 및 확인 절차를 준수한다.
제7조(연합 핵위험관리위원회 설치)
1. 남과 북은 핵 관련 오판, 우발 사고 및 확전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연합 핵위험관리위원회(Nuclear Risk Management Commission, NRMC)'를 설치·운영한다.
2. 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권한과 기능을 수행한다.
1) 핵 안전 기준 수립 및 비상 대응 공동 절차 마련
2) 위기 단계별 상호 통보, 확인 및 핫라인 운용
3)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 최소 범위 내의 신뢰 구축 정보(기술·운용) 교환
4) 핵확산 금지 의무 준수 여부 점검 및 공동 성명 발표
3. 위원회의 구성, 보안 규정, 보고 주기 및 의사결정 방식은 부속서로 정한다.
제4장 군사·안보 및 신뢰 구축
제8조(상호 불가침)
남과 북은 상대방의 관할 구역에 대하여 어떠한 형태의 무력 사용이나 무력 위협도 가하지 아니한다.
제9조(우발충돌 방지)
1. 남북 간 군사 통신선을 복원하여 상설 운영한다.
2. 비무장지대(DMZ) 및 접경지역 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절차를 도입한다.
3. 해상 및 공중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작전 규칙을 공동으로 채택한다.
제10조(군사 투명성 제고)
1. 상호 합의된 완충 구역 내에는 공격적 무기 체계의 배치를 제한한다.
2. 일정 규모 이상의 군사 훈련 및 병력 이동 시에는 사전에 통보하고, 필요시 상호 참관단을 운영한다.
제5장 중립체제(대외 군사 원칙)
제11조(중립 준수 원칙)
1. 한반도는 역내·외 국가 간의 군사적 갈등이나 대결에 가담하지 아니한다.
2. 한반도 전역은 특정 국가나 군사 블록의 공격 발진 기지로 제공되지 아니한다.
제12조(대외 군사활동의 제한)
1. 외국군의 공격적 성격을 띤 상주 기지 설치 또는 한반도를 발판으로 하는 공격 작전(선제공격·확전 유발 목적 포함)의 수행을 금지한다.
2. 외국군의 주둔 지위 및 군사 협력의 최종 형태는 향후 체결될 '중립보장조약' 발효 시점에 맞추어 확정하되, 중립 원칙에 부합하도록 조정한다.
제6장 비정치 분야 협력
제13조(상시 협력 체계)
남과 북은 보건·의료, 재난·재해, 인도적 지원, 환경 보호, 교통 및 통관 등 비정치적 분야의 협력을 상설화하고 제도화한다.
제14조(평화경제지대)
남과 북은 공동의 번영을 도모하기 위하여 접경지역 등에 '평화경제지대'를 설치할 수 있으며, 이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별도의 협정으로 정한다.
제7장 국제 보장 및 이행
제15조(국제적 보장 추진)
남과 북은 미·중 등 관련국 및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한반도의 중립적 지위와 평화를 국제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한반도 중립 및 평화 보장조약" 체결을 추진한다.
제16조(평화조약 체결)
남과 북은 현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항구적인 평화조약의 체결을 추진하여 법적 평화 상태를 완성한다.
제17조(이행 로드맵)
본 합의의 구체적인 이행 단계, 시기 및 방법은 '부속서 3(이행일정표)'에 따른다.
제18조(위반 시 조치 및 자동복원)
중대한 합의 위반 사실이 공동기구 또는 합의된 국제적 또는 제3자 검증 절차를 통해 객관적·절차적 기준에 따라 확인될 경우, 본 합의에 따라 제공된 안보적·경제적 협력 및 완화 조치는 즉시 정지되거나 원상 복구(Snapback)된다.
제19조(분쟁 해결)
본 합의의 해석 및 이행과 관련한 분쟁은 공동기구 내 조정 절차를 우선으로 하며,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합의된 중재 절차 또는 국제 중재를 따른다.
제20조(발효)
본 합의는 남과 북이 각기 내부 절차를 거쳐 비준한 문서를 교환한 날로부터 발효한다.
[부속서(Annexes)]
• 부속서 1: 공동기구의 권한 및 공동 사무 목록
• 부속서 2: 핵위험관리규정 (NRMC 운영규정, 위기단계별 행동수칙, 핫라인 운용, 통보/확인 절차)
• 부속서 3: 단계별 이행일정표 (초기 신뢰구축기 ~ 15년 완성기)
• 부속서 4: 우발충돌방지 규칙 및 상호 관측·통보 절차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